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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이 느린 조카를 만나는게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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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직 아이가없는 30대 중반 기혼 여자입니다.

위로 언니가 하나있고 현재 조카는 12살 , 9살 남아 2명 입니다.

언니가 첫째 조카를 낳고나니
뭐에 홀린듯이 조카보고 싶어서 언니집에 찾아가고(10분거리)
첫조카가 3살될때 까지는 오버 좀 보태서 육아의 1/4은 제가 한것 같아요.

이 후에 언니가 둘째를 낳고
둘째가 3살이 넘어 4살이 될 쯤 뭔가 이상한걸 가족끼리 느끼고 있었어요.
첫째랑 비교해 발달이 조금 늦은거겠지 했는데,
더 늦어지면 안될것같아 4살쯤 병원 진단을 받았고
지능이 낮다는 판정 받았어요.

발달센터를 다니며
이후로 자라면서 검사를 더 받았는데,
작년엔 자폐의 소견도 보인다고 했다더라구요.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단순히 지능이 낮은앤지
자폐성향이 있는지는 계속 봐야한다고..

4살에 판정받은 이후로 언니가 많이 힘들었어요.
친정에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언니 스스로도 힘들어하고
언니네 부부사이도 삭막해진게 보이고
항상 양보하게되는 첫째 조카도 또래에비해 너무 어른스러워졌어요.

겉으로 보기에 둘째 조카는 많이 밝습니다.
다른사람은 기분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마냥 잘 웃던지, 무지막지하게 떼를 쓰던지 거의 둘중 하나 입니다.

다행인건 언니가 집에서 매일 교육을 엄청나게 시켜서
이제 의사소통도 되고 조금은 기다릴줄도 알고,
행동만보면 한 5살쯤 된 아이로 보여요.

저는 조카들을 많이 사랑합니다.
특히 첫째 조카에게 애정이 남달라요.
태어난 직후 언니가 친정에서 몸조리할때
당시에 제가 백수여서 젖먹이는거 빼고는 온통 제가 돌봤거든요.
너무 행복한 기억이여서 저에겐 첫조카가 특별해요.

아이들이 크면서 이모가 계속 반가운 사람일수 있도록
많이 만나고, 요리교실도 같이가고, 놀이공원가고
선물사주고, 아이가 좋아할 놀이도 매번 궁리하고..
만날때마다 즐거운 기억만 있게 해주고 싶어서 많이 노력합니다.

문제는.. 둘째를 배제할수가 없어서
거의 모든걸 함께해야하는데 너무 버거워요.

첫째 가는곳에 둘째는 무조건 따라오고싶어하고,
(언니도 가능하면 둘을 함께보내고 싶어합니다. 언니도 쉴시간이 필요하니까요)
보드게임을 하면 보드를 뭉개버리고(본인은 잘 이해를못하니까 재미없어서)
몸을 쓰며 하는 놀이는 규칙을 무시하고 혼자 뛰어다녀서 게임이 안돼고,
그림 그리기를하면 그림판에 앉아버리고..
첫째에게 관심을 주고있으면
이상한 소리, 이상한 행동을하면서 나 웃기지? 나 재밋지? 하며 관심을 끕니다
먹을게 있으면 모두 본인이 먹어야하구요.

제가 중간에 있고 첫째조카와 둘째조카 양손을 잡고 가다보면
꼭 첫째와 손을잡고있는 중간으로 들어와 사이를 떼어놓아요.

저도 둘이 공평하게 챙기려고 많이 참고 노력하는데,
보고 있다보면 첫째가 매번 뺏기고 배려하고 체념하는게
너무 불쌍해서 둘째가 미워지는 마음이 생겨요.

친정 아버지가 몸이 아파서 누워계시는데,
안방에는 들어가지 말라고 수십번 신신당부를해도
문을 벌컥벌컥열고 할아버지를 깨우고..

저희 엄마도 둘째조카를 자주 돌봐주는데
나이가 드셔서 힘들어해요.. 속상합니다.

너무 자잘한것들인데
만나는 순간부터 헤어지기 직전까지 거의 모든 순간이 스트레스를 받아요..
둘째가 귀엽고 예쁘다고 느끼는데도
제가 인내심이 없는 사람인건지 어른이되서 이것밖에 안되는 사람인건지
아이한테 이런 감정이 드는 내자신이 자괴감도 들어서
둘째를 만나는게 너무 괴롭습니다.

첫째만 따로 불러내어 놀러갈때도 있어요.
솔직히 그게 저도 편하고 첫째 조카도 온전히 시간을 누릴수 있는것 같아서요.

이번 명절에도 둘째조카를 만나고와서
처음으로 너무 너무 괴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그동안도 괴로워했는데
아이가 더 자랐고, 이번에 만난 후 더 강렬하게 느낀것같아요.
아픈 아이인데, 너를보면 짠하다 생각들지만
나 스스로 괴롭다는 생각도 드는것 조차 미안하고
그런데도 나는 너를보면 괴롭고..

가족한테는 이런 말 못해요 어떻게 하겠어요..

아이들이 커서도 반갑고 만나고싶은 이모가 되고 싶은데,
갈수록 제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어요.

https://m.pann.nate.com/talk/368986274

추가글
어제 저녁 친정에서 돌아온 후로 밤늦게까지 생각이 많아
잠못이루다 하소연하듯이 적은 글에
이렇게 감사한 댓글이 달릴줄 생각도 못했네요..
다들 잠든 새벽에 올린글이라 묻히겠지 싶기도했고,
아이에게 괴롭다느니 하는말에 안좋은 소리가 달릴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했어요.

언니는 몸이 선천적으로 약한데,
둘째 개인교육을 많이 시켜요.
언니 덕에 둘째가 숫자도 10까지는 읽고 한글도 좀 읽어요.
그렇게 되기까지 서로 엄청나게 힘들었을거고 앞으로도 그럴것 같아요.

형부도 정말좋은 사람이에요.
본문에서 사이가 삭막하다는 말은,
육아가 너무 힘든언니가 예민해서 아이들 외에 어른들에게
특히 부부가 살갑지 못한다는 말이였고
형부도 참 착하고 성실한 분입니다.

제눈으로 보는 12살난 조카는 체념을 빨리 배운 아이에요.
둘째가 첫째의 최애 장난감을 망가뜨려도 이제는 울지않아요.
그저 속상한 눈으로 망가진 장난감을 쳐다보다가
방에들어가 불끄고 천장보며 누워있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감정추스러지면 또 즐겁게노는 아직 어린아이예요.

둘째도 사실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인데
제가 혼자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했던게 자책감이 많이 들었어요.

둘째도 은연중 제가 첫째를 더 챙긴다는걸 느낄거라고 생각해 본적도 있고,
둘째가 어른이되면 어린 기억속에 이모가 형을 더 사랑했다고 남을까봐
같이 잘해주려고 노력 하려던게 저 스스로 힘들었던것 같아요.

언니도 저에게 서운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있었구요..

댓글 말씀대로 12살난 아이와
더 어린아이가 같은 놀이를 한다는게 어렵긴 했어요.
아이가 크면서 점점 활동적인걸 좋아하는데
첫째와 제가 둘째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숨바꼭질 놀이,
얼음땡 놀이 정도의 단순한 놀이만 가능하거든요.
30대 중반인 저에게도 뛰는 놀이는 애들 체력 힘에 부치기도 해요;
어느분 말씀대로 첫째조카는 저와 루미큐브도 합니다.

많은분들이 둘째에게 미안한마음 덜 가져도된다고,
첫째에게 좀 더 집중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마음이 안심이 되는 기분이예요..

혼자 자괴감 자책감이 왔다갔다하는 감정에
앞으로는 어떡해야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댓글보고 힘 얻어 갑니다.

또 괴롭다고 느낄때 댓글을 볼 것 같아요.
지나치지않고 의견 나눠주시고 공감해주신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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