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예술가 아내의 감각과 축구를 사랑하는 남편의 취향이 합쳐진 공간
컨텐츠 정보
- 754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이코노미퀸 박유미 기자 사진=EBS 건축탐구 집
6월 9일 화요일 밤 9시 55분, EBS1에서는 [건축탐구 집] ‘빌린 집을 고쳐 살기로 했습니다’ 편이 방송된다.
암반 품은 빨간 벽돌집
서울 중구, 130개의 계단을 올라가야지만 만날 수 있는 집이 있다? 시작부터 쉽지 않지만 수많은 계단을 오르면 눈길을 사로잡는 빨간 벽돌집이 나온다. 그런데 이 집, 찾는 데도 혼을 쏙 빼놓았는데 집 안 내부로 들어가면 더욱 놀라운 것이 있다는데... 바로 사람들을 압도할 크기의 거대한 암반이다. 암반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집의 기운을 누르고 살아가는 ‘세입자’의 정체는?
세입자의 정체는 바로 1세대 공간 디자이너이자 전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강신재 씨다. 그동안 국내의 상업 공간 디자인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 비엔날레의 전시 예술감독으로도 유명세를 떨쳐 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공간 디자인 대가인 신재 씨의 눈길을 끈 건 4년간 방치되었던 이 빨간 벽돌집이었다. 지인이 재테크를 위해 사서 방치해 뒀던 이 공간은 그동안 자신만의 공간이 없던 신재 씨를 위한 첫 공간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철거될 때까지만 월세를 내며 자유롭게 고쳐 쓰겠다는 조건으로 빌리게 된 집 안 곳곳에서는 신재 씨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유럽의 스튜디오같이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공간이 됐지만, 처음에는 4년 동안 곰팡이만 창궐했었다. 그러나 이 집은 곧 재개발이 진행될 예정이기에 밑바탕에 돈 들이지 말자고 결심한 신재 씨는 목공 대신 수성 페인트를 선택하였다. 덕분에 큰돈 안 들이고도 깔끔하게 벽과 천장이 마감되었다. 거기다 천장 철거 후 드러난 구멍과 벽돌들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살려 개성을 더했다. 비록 단열은 따로 보강하지 않아 한겨울에는 옷을 겹겹이 입고 지내야 하지만 그에게는 이 공간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만 이렇게 집의 속내까지 과감하게 드러낸 신재 씨가 어쩔 수 없이 감춰버린 것 또한 존재한다. 노출 배관을 감추기 위해 새하얀 화장실에 수석들을 놓은 신재 씨. 덕분에 화장실 인테리어로도 손색없어 디자인과 실용성 모두 갖출 수 있었다.
신재 씨가 이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중 하나는 서울의 명산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경이다. 원목 테이블에 앉아 통창 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고급 호텔 부럽지 않다. 원래는 양문창이었던 통창을 뚫게 된 이유도 이런 풍경을 가리기엔 너무 아까웠던 것. 처음 이 풍경을 보고 반해 이사를 결심했다는 신재 씨의 말이 바로 이해 갈 정도로 아름답다.
열심히 살아온 과거에 대한 보상처럼 다가온 현재의 공간은 신재 씨에게 의미가 깊다. 한 방에 다섯 식구가 생활한 가난했던 어린 날의 기억부터, 공간 디자이너로서 일하며 바뀌어 낸 누군가의 공간들, 한때 인생의 동반자였던 이와 함께 지냈던 공간까지. 하지만 신재 씨는 그 어떤 공간에서도 공간이 주는 행복을 모르고 살았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취향으로 가득 채운 공간에서 공간이 주는 행복을 알게 됐다.
공간 디자이너에 의해 새롭게 변신한 암반 품은 빨간 벽돌집을 <건축탐구 집>이 탐구해본다.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집에서 살아볼 자유
경기도 파주, 박찬욱 감독 집으로 알려진 ‘자하재’를 설계한 김영준 건축가가 지은 또 다른 집을 찾아라! 유명 갤러리인지 집인지 알 수 없는 이 공간에 무려 박찬욱 감독까지 방문해 사인을 남기고 갔다는데... 빌린 집을 이토록 개성 있게 꾸민 세입자들의 정체는?
그들의 정체는 바로 축구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는 조승훈 씨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아내 노여진 씨다. 월세로 살며 꾸민 신혼집이 팔리며 쫓기듯 다시 살 공간을 찾던 부부. 그러다 우연히 공간을 자기 색대로 고쳐서 살 세입자를 찾는 집을 발견했다. 원래는 사주카페였던 이 집의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부부에게는 그리 나쁜 일은 아니었다. 뜯어내고 고칠 게 많을수록 부부의 취향을 담은 공간들이 더 확보된다는 것. 그렇게 월세로 계약한 집은 부부의 취향대로 변해갔다.
부부는 오래된 마룻바닥을 강렬한 빨간색 타일로 교체하였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검정색을 칠해 개성있는 1층 공간을 꾸며냈다. 1층 중앙에 난 검은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부부가 주로 생활하는 2층 거주 공간이 나온다. 부부의 취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거실은 부부가 오래 전부터 모은 가구와 소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거실에 있는 새빨간 벨벳 커튼은 오래전 지인이 참여한 행사 후 남은 폐기물을 가져와 재활용한 것이다. 거기다 창고에 묵혀 있던 탁자를 유성 페인트로 칠해 거실 탁자로 만들어낸 승훈 씨. 부부는 버려진 가구도 자신의 색을 입히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가구로 탄생하는 것처럼 집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부의 신념이 잘 반영된 공간이 또 있다는데...
부부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신혼집의 노란색 벽과 똑같은 색으로 침실을 꾸며냈다. 침실의 건너편에는 여진 씨의 작업 공간이 나온다. 100평 집에서 왜 5평밖에 안 쓰냐는 승훈 씨의 말처럼 작업, 도예, 휴식까지 모두 행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여진 씨에게 안성맞춤이다. 부부는 또한 과거 은세공자가 작업대로 쓰던 책상을 중고 마켓에서 7만 원에 구매해 벽 한쪽을 꾸며내기도 하였다.
어릴 적부터 축구에 빠져 축구 ‘펍’을 차릴 정도로 축구를 사랑한 승훈 씨. 1층 작은 방은 승훈 씨를 위한 축구 전시 공간이다. 승훈 씨가 그동안 모은 각종 축구 관련 물품으로 채워져 있는 이 방에서는 승훈 씨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 또한 볼 수 있다. 2007년 내한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우연히 승훈 씨의 목걸이를 보고 건넨 말 “Good neck” 으로 활동명까지 정한 승훈 씨는 이 공간을 통해 다시 사람들에게 축구와 월드컵의 열기를 불어주고 싶다고.
내 집 마련이 인생의 목표가 된 세상에서 비록 빌린 집이여도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집에서 살아볼 자유를 택한 부부.
축구를 사랑하는 남편과 일러스트레이터 아내가 새롭게 바꾼 빌린 집을 <건축탐구 집>이 탐구해 본다.
이코노미퀸 박유미 기자 사진=EBS 건축탐구 집
관련자료
-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