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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명의 팬들과 함께 한 '살인자ㅇ난감' 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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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감독X이희준 배우X김현정 앵커X표창원 교수X정덕현 평론가 참석
bt9ee3fe079f849318bf6243d36a4d7389.jpg '살인자ㅇ난감' 대토론회 현장.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이 16일 작품이 던진 화두를 두고 팬들과 의견을 나누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CBS 김현정 앵커가 진행을 맡은 이번 행사는 이창희 감독과 이희준 배우를 비롯해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 정덕현 문화평론가가 참석해 현장에 모인 팬들과 다채로운 이야기꽃을 피웠다.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제목이 다르게 읽히는 묘미에 걸맞게 '살인자ㅇ난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먼저 이희준은 “모두가 난감하고 생각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감탄사를 넣어 ‘오!’ 난감”이라 읽었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원작자의 의도를 분석하게 된다는 표창원 교수는 두 가지 해석을 내놓았다. “극 중 노빈이 살짝 비뚤어진 피규어의 모자를 바로잡아주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어지럽고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 신이 ‘살인자’ 이탕을 ‘장난감’으로 사용하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살인자는 장난감’이라는 제목을 설명했다. 또 하나는 ‘살인자와 장난감’이다. 표창원 교수는 “장난감과 이탕의 어떤 동질성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속 인물 구도가 장난감, 이탕에게도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살인자와 장난감’으로도 읽혔다”라고 덧붙였다. 

'살인자ㅇ난감'이 공식을 벗어난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호평한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극 중 대사 가운데 ‘형사는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다’는 표창원 교수의 말이 인용돼 나온다. 그걸 보면서 ‘살인자는 누구나 될 수 있겠구나’라는 의미에서 ‘살인자가 난감?’이라는 제목을 떠올렸다”​라는 센스 넘치는 해석으로 박수를 받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팬들 역시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으며 토론의 열기를 뜨겁게 했다. 예리한 해석에 이창희 감독은 “정확히 보셨다. 후반부로 가면 회차마다 제목의 자막이 조금 다르다. 자세히 보시면 흑백이기도 하고, 살인자가 먼저 사라질 때도 있다”라며 작품을 즐기는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밝히기도 했다.

'살인자ㅇ난감'>이 던진 최대 화두인 ‘사적제재’ 주제로 펼쳐진 토론은 뜨거웠다. 최근 사적제재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는 “공적인 사법 체계 등이 우리가 원하는 정의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는 항상 그런 결핍을 판타지로 구현해 주는 방식으로 나오게 된다. 그 측면에서 ‘사적제재’ 소재가 다뤄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저지른 일을 시원해하기보다는 괴로워하고, 두려워하는 이탕을 통해 ‘이게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는 점”이 기존 작품들과 결이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고도 짚었다. 표창원 교수는 사적제재에 대해 “지금 벌어지는 수많은 사적 제재 현상 중 모두가 정확하게 나쁜 사람이고, 공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다는 확신이 있는지? 안타깝고 공감이 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의 ‘사적제재’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김현정 앵커는 '살인자ㅇ난감'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인 ‘모호성’에 대해서도 짚으며, “과연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또 무엇이 ‘악’이고 ‘선’인지, 우리가 보고 있는게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해 되짚어 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감독 역시 “어떤 것도 규정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갈등하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살인자ㅇ난감' 인물들은 각자의 딜레마를 갖고 있다. 특히 ‘송촌’ 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형사였지만, 그 역시도 살인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자신만의 ‘비틀린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로, 모순을 가진 인물이다.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는 김현정 앵커의 질문에 이희준은 “충격적 사건들로부터 뭔가 틀어지기 시작한 송촌이 왜 이렇게 진화하게 됐을까?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표창원 교수는 “현실 범죄를 다룰 때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는 모습이 가장 어렵다. 송촌 같은 경우도 그렇다. 피해가 치유되지 않고 가해로 변하게 되는 지점들이 가슴 아프다. 세상에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시스템이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또 한 번 생각했다”라는 소신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끝으로 이창희 감독은 “팬들과 만나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다. 너무 감개무량하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희준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자기 스스로를 더 알아주고 위로해 주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다”라는 따스한 메시지와 함께 진심을 전했다. 특히 원작자 꼬마비 작가 역시 관객석에서 팬들과 함께했다. 토론회 말미 깜짝 손을 들고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히며 호응을 이끌었다.

 

신규섭 기자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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