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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재택근무" 부러움 샀는데...1년만에 출근 소식듣자 사표내는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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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45526210109.jpg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선도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했던 ICT(정보통신기술)업계가 올해부턴 '회사 복귀령'을 내렸습니다. 지난 2년간 뉴노멀이 된 재택근무가 종료하자 곳곳에서 노사간 마찰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6개월 만에 전면 재택근무를 종료하기로 한 카카오 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6월 카카오 본사 직원 수가 3603명인데, 노동조합 가입자가 1900명에 달하면서 '과반 노조' 달성을 눈앞에 뒀습니다. 노조는 1년에 4차례나 바뀐 '오락가락 근무정책'을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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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뉴스 DB

임직원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업계 최고 연봉과 복지를 자랑하던 카카오가 재택근무 폐지와 격주 ‘주 4일’ 근무를 줄이면서 직원들의 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특히 직원들은 ‘주 4일’ 근무 축소를 복지 축소로 받아들였습니다. 카카오는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문화를 만들어 조직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한 월 2회 ‘격주 놀금’제도를 1년도 안돼 1회로 축소했습니다.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인 CJ ENM도 2월부터 재택근무 종료를 공식화했습니다. 여기에 금요일 오후에 쉬는 주 4.5일 근무제도 개편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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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종합기업 에듀윌은 3년 동안 유지한 주 4일 근무제를 철회하고 다시 주 5일 근무제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알렸다가 곤욕을 치렀습니다. 갑작스러운 회사의 근무제 변경에 직원들이 반발했고, 회사 측은 주 5일제 시행은 없던 일로 하고 주 4일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재택근무, 특히 주 4일제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복지’로 꼽힙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8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희망하는 복지’ 설문 조사에서 주 4일제(23.4%)는 2위 재택근무 시행(7.3%)의 3배 넘는 몰표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생산성 떨어지는 재택근무…"어떤 장점도 없다"

 
16745526227366.jpg 경총

반면 경영진들은 재택근무를 비효율로 간주하는 분위기입니다. 경기기 어려운데다,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운영을 해 본 회사들의 입장입니다.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여기에 월급 축소 없는 주 4일 근무는 비용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최근 경기가 너무 어렵다고 보니, 기업들마다 긴축 경영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해외에선 대놓고 재택근무를 저격합니다. "재택근무엔 그 어떤 장점도 없다"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가 대표적입니다. "주 40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으면 테슬라를 떠나라"던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재택근무를 폐지했습니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CEO(최고경영자)도 "창조성이 핵심인 콘텐츠 산업에서 동료와의 협업은 대체 불가능하다"며 3월부터 주 4회 이상 출근토록 했습니다.

 

사무실 복귀령에 핵심인재 '줄퇴사' 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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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섣불리 사무실 출근을 강제하는 건 자칫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넥슨의 경우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인원이 급증했는데, 이를 사내 시설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업무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다"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한 IT기업 인사담당자는 "재택근무 덕분에 증가한 인원만큼 사무공간을 늘리지 않아도 됐다"라며 "전원 출근 시 임대료가 더 들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실제 IT회사 직장인 김모(32)씨는 최근 사무실 출근 통보를 받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김씨는 "출퇴근 시간만 약 3시간 걸렸는데, 집에서 근무하면서 시간을 많이 아꼈다. 불필요한 회의도 줄었다. 재택근무하는 다른 회사를 적극적으로 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연이은 재택근무 종료가 MZ세대 직원들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습니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199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얼(M) 세대와 1995년부터 2000년 출생자를 뜻합니다.

자칫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에서 스카우트한 머신러닝 전문가 이언 굿펠로는 지난해 애플이 주3회 출근을 강제하자 회사를 떠났습니다. 또 올 초 글래스도어가 발표하는 '2023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서 100위권 밖으로 처음 밀려났습니다. 재택근무 축소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실제 한 설문조사에서 애플 직원 56%는 출근 강요로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이에 사무실로 출근하더라도 근무시간과 근무일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등 근무환경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습니다. 거점 오피스를 확대하거나 '완전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IT기업 관계자는 "출근하더라도 상사와 떨어져 일하길 원하는 등 지난 2년간 조직문화가 180도 달라진 만큼 그에 걸맞은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택근무 논쟁 활활…근거 없는 고집은 갈등만 키워

 
16745526238097.jpg 사람인

재택근무 폐지에 따른 노사간 갈등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미국 기업들과 직원들도 재택근무를 두고 신경전을 벌입니다. 회사는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오기를, 직원은 계속 집에서 일하기를 원합니다. 애플의 경우 원격 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면서 직원들의 인심을 잃었습니다. 출근 강요에 애플 직원은 67%는 불만을 나타냈고 56%는 회사를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무실 복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해고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회사도 더러 있습니다.

회사는 업무 효율성, 협업 등을 이유로 사무실 복귀를 원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일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직장동료와의 유대감이 줄어 프로젝트성 업무 성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굳게 믿니다. 밥 아이거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와 같이 창의적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게 동료들과 ‘물리적으로 함께하는 것’을 대체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다른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한 주 4일 사무실 근무 방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반면 근로자는 재택근무가 비효율적이지만은 않다고 주장합니다. 온라인으로는 열심히 일하는 척, 연극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도리어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개국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원격근무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직원의 87%가 집에서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하지만 양측의 주장은 서로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이 정말로 집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할 때 나오는 업무 성과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낍니다.

내 주장을 관철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몇몇 국내 게임사는 2년간의 전면 재택근무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떨어져 신작 출시가 지연되고 회사 실적이 악화되자, 지난해 6월 거리두기 전면 해제 직후 사무실 출근제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큰 잡음은 없었습니다. 직원 또한 재택근무의 비효율성을 몸소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카카오 노조는 간담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재택근무가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이번 근무제 변경이) 크게 이슈가 된 것 같다"며 현재 재택근무와 관련한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이렇게 수집한 증거를 오는 3월 발표할 계획입니다. 회사도 객관적인 증거를 찾아 내민다면 조금이라도 더 납득이 되는 방향으로 무게추가 기울면서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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