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요새 명품사요?"...20·30도 외면한 '백화점' 최악의 상황 맞이한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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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소비자들이 줄줄이 지갑을 닫으면서 백화점에는 젊은 '명품족'이 자취를 감추며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 서울시 강남구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일주일에 2~3일은 돈을 쓰지 않는 '무(無)지출 챌린지'를 하고 있다. 물가가 치솟아 그야말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상황에 직면해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보복소비나 명품관 오픈런,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골프·테니스 등 고급 취미생활은 그에게 남 얘기다. A씨는 주중 점심, 저녁 식사를 회사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주말 친구들과의 약속을 확 줄였다. 꾸준히 다니던 헬스장 등록 연장을 고민했지만 이 또한 유튜브를 보고 하는 홈트레이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무지출 챌린지' 유행…허리띠 졸라매는 20·30세대

2023년 5월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플렉스(과시형 소비) 문화를 자랑하던 20·30세대가 짠테크(짜다+재테크)로 소비습관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던 과거를 뒤로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분위기입니다.
가장 먼저 줄이기 시작한 건 식비로 보입니다. 매일같이 밖에서 밥을 사 먹어야 하는 직장인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 다니거나 구내식당을 이용합니다. 가성비 좋은 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이도 늘었습니다.
직장인 B씨는 "외식비가 너무 올라 점심 한 끼 사먹기가 겁난다"면서 "점심, 저녁을 모두 구내식당에서 먹고 커피는 회사 탕비실 커피머신으로 해결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증'을 중시하는 젊은 층답게 SNS와 재태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지출 챌린지', '만원의 행복', '가계부 쓰기', '절약 브이로그' 등 짠테크 일상을 공유하는 이도 생겨났습니다.
짠테크에 집중하고 있는 직장인 C씨는 "혼자서만 절약하면 해이해질 것 같아 블로그를 통해 절약 기록을 남기고 있다"면서 "SNS상에서 서로 다양한 팁을 공유하고 응원도 해주니 덜 지친다"고 밝혔습니다.
직장 생활 외 또 다른 방법으로 수입을 창출하는 '부수입족'도 눈에 띈입니다. 평소 쓰지 않던 물건을 중고거래로 판매하거나 앱테크(애플리케이션으로 하는 재테크)를 활용하는 식입니다.
음식이나 생필품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블로그 체험단'을 신청하거나 아침·밤 시간을 쪼개 배달, 대리운전, 재택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합니다.
명품 소비 세계 1위 한국, 사치품 소비성향 강하다

한편, 모건스탠리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명품 소비 금액이 세계 1위라고 밝혀져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30위 정도입니다. 경제 수준에 비해 사치품 소비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통계가 아니더라도 사치품 선호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다양한 곳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샤넬 가방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꼭두새벽부터 줄 서는 것이나 신차 구매하는 친구들 중에 대부분이 독삼사(벤츠, BMW, 아우디)나 테슬라를 선택하고, 비싼 가격에도 대기 수요가 밀려서 출고까지 거의 1년을 기다리는 것, 골프가 대중화되고 고가 의류와 장비가 기본이 되는 것이 예시 입니다.

특히 아직 사치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는 10대와 20대 초중반도 명품 구매 행렬에 탑승한 것을 보면 사치품에 대한 열망은 세대와 소득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어려서 돈이 없으면 부모에게 손을 벌리거나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라도 사치품을 구매하는 것이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 2022년 백화점 업계는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기록하며 매출이 폭팔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물가상승에, 부자들 지갑 닫자 백화점 울상

하지만, 2023년 백화점 실적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의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후 여덟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다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신세계는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2023년 5월 10일 발표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 소비 활황으로 꾸준히 외형을 키워왔던 백화점사업부의 매출은 6209억원으로 6.1%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명품을 비롯한 상당수 고가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 것을 감안하면 판매량이 1년 전 수준을 가까스로 유지했거나, 줄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대백화점(별도기준)의 1분기 영업이익 역시 9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줄었습니다.

때문에 명품 매장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서던 '오픈런'도 최근에는 주춤한 모양새입니다. 유통업계에선 올해 2023년 들어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아 명품 판매가 쪼그라든 게 백화점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2023년 1분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명품 부문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습니다.
작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넘는 증가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입니다. 편의점·대형마트 같은 생활 밀착형 채널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1위 업체 BGF리테일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70억원으로 전년(378억원) 대비 2.1% 감소했습니다. 편의점의 경우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1020세대가 많이 찾으면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형마트는 증권업계에서 부정적인 추정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SK증권은 이마트 할인점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920억원)보다 14.1% 줄어든 79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대형마트·편의점 등은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역발상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했던 배달서비스 수요가 올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가져가는 ‘픽업서비스’를 강화한 GS리테일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GS리테일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의 2023년 픽업 서비스 신규 고객은 전년 동기보다 168% 늘었습니다.
물가 상승에 “소비심리 위축 계속될 듯”

이뿐 아니라 에너지 수입 가격 급등에 따라 전기·가스·수도요금이 폭등하자 국내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식료품 가격 등이 널뛰는 상황에서 전기·가스·수도요금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재까지의 인상 폭을 웃도는 요금 상승이 한 차례 더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국내 소비심리가 한층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통업계와 전문가들은 5월엔 사흘 연휴가 많아 2분기에 일시적으로 소비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내에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5월 들어서는 외출이 많아지면서 비교적 소비도 활발한 추세"라면서도 "다만 객단가는 줄어들고 있어 2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소비자들의 씀씀이도 쪼그라들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악재"라고 말했습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명품? 이제는 그 가치나 희귀성이 없어졌으니, 그냥 고가품이라고 부르자", "몇달치 월급을 명품에 쓰는게 옳바른건가", "한끼 식사도 망설여지는 판에 백화점에 사람이 몰리는게 이상하지", "요즘은 절약하는 모습이 더 멋있고 좋아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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