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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조명] 재계의 상속자들 25 -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정 회장의 최대 성공작 스타벅스, 위기 극복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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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c6972e46b1aaf9168cef602314f727a6.jpg 신세계 그룹 정용진 회장

 

신세계 그룹 정용진 회장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파문이 일파만파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한 회사의 마케팅 전략을 정부와 시민단체는 물론 대통령까지 나서 질타했다. 보수와 진보로 양분되는 진영 논리로까지 확대됐다. 급기야 정 회장은 2번에 걸친 대국민 사과를 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그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승승장구하던 재벌 3세 경영인에서 일부 진영의 질타의 대상으로까지 비화된 정용진 회장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재벌 3,4세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한 시점에 터진 ‘스타벅스 사태’는 재계에 또 다른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고 하겠다.

신세계 그룹의 역사는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이 1963년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시작된다. 동방생명 계열사로 동화백화점이 있었는데 함께 삼성그룹에 흡수되면서 삼성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병철 회장은 동화백화점을 신세계 백화점으로 개명하고 국내 제1의 백화점으로 키워나갔다. 그러나 1970년대 롯데 신격호 회장이 롯대백화점을 개점하면서 백화점 업계의 순위가 밀려나갔다.

신세계백화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이명희 총괄회장이 삼성으로부터 분가 받아 독자 경영을 하면서였다.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주력 계열사들을 형과 누나 여동생에게 나눠 주겠다고 전격 선언을 했다. 형인 이맹희 회장 집안에는 사실상 모기업인 제일제당을, 둘째 형인 이창희 회장에겐 제일합섬을, 누나인 이인희 고문에겐 전주제지, 여동생인 이명희 회장에겐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을 분가시켰다.

국내 최대의 유통 재벌로 성장

 

bt5722eb248104496fb89289cd3fd3c1c6.jpg 이마트 본사 전경(이마트 제공)

 

부친인 이병철 회장 생존시부터 백화점 경영에 관여했던 이명희 회장은 명실상부한 오너경영인으로서 신셰계그룹을 키워나갔다. 당시 신세계는 백화점 업계에서 롯데와 현대에 밀려 3위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이명희 회장은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를 설립했고, 스타벅스 커피숍을 런칭하며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백화점 업계 3위라는 아픈 역사는 뒤로하고 국내 최대의 유통 재벌로까지 성장시켰다.

국내 재계랭킹도 10위까지 진입하는 등 명실상부한 재벌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언니가 물려받은 전주제지는 한솔그룹으로 개명하며 한때 승승장구했지만 정보통신업에 과다한 출자로 인해 IMF 파고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이명희 회장은 전문 경영인을 내세워 그룹 경영을 했으나 큰 결정은 본인이 직접 나서 진두지휘했다. 그룹이 커지면서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부분은 장남인 정용진 회장에게,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신세계는 장녀인 정유경 회장에게 경영을 맡겨 독자 경영토록 했다. 주식도 대부분 증여해 사실상 그룹을 분할시켰다.

이마트와 스타필드, G마켓 등 굵직한 사업을 총괄하는 정용진 회장은 지난 2024년 신세계 그룹 회장으로 승진해 사실상 그룹 후계자로 등극했다. 그의 동생인 정유경 총괄 사장은 나중에 신세계백화점 회장으로 승진해 남매 경영시대를 재계에 공식화했다.

이명희 총괄회장은 수년간 지분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신세계를 정용진·정유경 두 자녀에게 나누는 방향으로 경영구조를 정리해왔다. 이 총괄회장은 25년 2월 (주)이마트 보유지분을 아들 정용진 회장에게 매각, 같은 해 5월 (주)신세계 지분 10%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 증여했다. 이로써 자신이 보유한 전량의 주식을 정리한 것이다. 이 총괄회장은 아들과 딸의 독립된 경영과 책임 경영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그룹의 총수로서 정용진·정유경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주문했다.

‘성공 신화’ 스타벅스 흔들리나…정용진 회장의 승부수는

 

btf2fa0461e61aacc78e2c87cea7fff3b8.jpg 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뉴스1)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18일 일어났다. 스타벅스가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며 내건 문구가 발단이었다. 스타벅스는 마케팅 과정에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썼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당 문구들이 5.18광주민주화 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스타벅스코리아의 지주회사인 신세계 그룹은 정용진 회장까지 나서며 진화에 나섰다. 정용진 회장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하고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신세계 그룹의 해명과 정용진 회장의 사과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며칠 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며 스타벅스 사태는 진영논리로까지 비화됐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스타벅스가 2024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출시했던 ‘사이렌 클레식 머그’ 논란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인두겁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까지 직격했다. 정부 각료들까지 나서며 스타벅스와 정용진 회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정용진 회장은 사태가 일어난 지 10일도 안 된 지난 5월 26일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서야 했다. 정 회장은 이날 강남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룹 총수로서 할 수 있는 표현은 대부분 사용하며 용서를 구한 것이다. 이렇게 그룹 총수가 대 국민 사과를 하게 된 배경은 지금까지 정 회장이 SNS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면서 일부의 반감을 산 것도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겠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마케팅 전략은 어쩌면 단순한 사안이었는데 이러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시민 사회단체와 정치권으로까지 옮겨 붙어 사태를 키워 갔는지 모른다. 거침없이 질주 해온 재벌 3세 경영인에게 하나의 큰 교훈을 안겨 준 사건임에는 틀림없는 사태였다.

정용진 회장이 걸어온 길

 

bt7e3b29e4443a021b15e96be11fd7001a.jpg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 회장(뉴스1)

 

정용진 회장은 1968년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의 외손자로 태어났다.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의 장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초등학교와 청운중 경복고 등 재벌가 자식들이 걷는 교육 과정을 거쳤다. 이재용 현 삼성회장과는 동갑내기로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겹친다.

정 회장은 서울대 인문대학 서양사학과를 다니다 미국 브라운대학으로 유학을 간다. 이재용 회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마치고 일본 게이오 대학, 하버드대학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를 했다. 외사촌간인 이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묘한 경쟁심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어쨌든 정 회장은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들어와 처음에는 삼성물산에서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95년 신세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때는 삼성그룹에서 신세계를 계열 분리하겠다고 선언한 이후였다. 1997년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 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후계자 코스를 거치게 된다. 2000년 그룹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거쳐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18년을 근무하다 2024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신세계가 삼성으로부터 분리된 뒤 30여년 만에 3세 경영인이 탄생한 것이다. 정 회장은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어머니와 함께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해 왔다. 그 와중에 다른 재벌 3,4세와 달리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79만 2천명에 이른다. 국내 재계 총수 가운데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선 ‘용진이 형’으로 불릴 정도로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 회장은 결혼과 이혼 재혼으로 이어진 가정사도 많은 화제를 낳았다. 정 회장은 1993년 당시 톱 탤런트였던 고현정씨와 결혼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벌 후계자와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와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결혼 생활 10년 만에 파경을 맞은 뒤 2011년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와 재혼해 1남1녀 이란성 쌍둥이를 낳았다. 고현정씨와도 1남1녀가 있어 그는 2남2녀의 다둥이 아빠이기도 하다. 고현정씨와의 사이에 낳은 장남 해찬 씨는 군 전역 후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 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회장, 스타벅스 위기 속 재도약 카드 꺼낼까

 

btcad3dc1fd72d087bc0e178ac92b92ec6.jpg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5년 1월 20일 저녁(현지시간) 열린 스타라이트 무도회에서 백악관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스타벅스 코리아는 정 회장이 론칭한 사업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인데 이번에 구설수에 오르고 말았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사태의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정 회장은 전면에 나서 정면 돌파 차원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의 대표이사(CEO)직을 직접 맡아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법적·경영적 책임을 다할 방침이다. 이는 13년 만의 등기이사직 복귀로,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고 미래 성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내부 쇄신에도 착수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마케팅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여 6월 22일 전 매장의 영업을 조기 종료하고 전 임직원 대상의 역사 교육을 진행하며 역사 교육을 진행, 정 회장 역시 사장단과 함께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총수가 직접 경영 전면에 등판하고 전사적 쇄신 전사적 쇄신을 단행함으로써 이번 사태로 인한 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해야 할 사람은 오롯이 3세 경영인인 정용진 회장이다. 이번 스타벅스 사태를 극복하고 침체에 빠진 이마트 경영을 순항하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글 홍성추(Queen 이코노미퀸 회장) 사진 신세계그룹, 이코노미퀸 DB, 뉴스1

홍성추 언론인…
필자는 서울신문 기자 때부터 30년 넘게 재벌가를 취재해 온 재벌 전문기자. 서울신문 산업부장 때 기획 연재한 ‘재벌가 혼맥 인맥 대 탐구’는 재벌집안의 이면사를 다룬 최초의 기획이었다. 이 기획은 나중에 ‘재벌가맥’으로 출간 되었으며 우리나라 최초 로 재벌 3세를 정면으로 다룬 저서 ‘재벌3세’와 논문으로 ‘재벌가 분쟁 유형 연구’가 있다. 국내 최초로 재벌가 이야기를 다룬 유튜브 채널 ‘홍성추TV’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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